현실 기록/문화생활

슬램덩크 극장판 THE FIRST SLAM DUNK 후기

소멸전질 2022. 12. 5. 23:29
728x90
반응형

THE FIRST SLAM DUNK

2022년 12월 3일에 개봉한 만화 슬램덩크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입니다.
저는 개봉 다음날인 2022년 12월 4일 저녁 시간에 관람했습니다.

장소는 신주쿠 토요코 키즈로 유명한 토호 시네마 신주쿠, 가격은 성인 1900엔. 관객에게는 이런 물건도 하나씩 줍니다.

굿즈는 전부 품절이라 구경도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정말 재밌었습니다.
사실 개봉 전에 공개된 정보가 워낙 많지 않았고, 예고편만 봐서는 3D 애니메이션의 완성도가 썩 좋아 보이지는 않았기 때문에 보기 전에 걱정이 앞섰습니다.
더군다나 개봉 당일 관객평이 워낙 극단적으로 양분되어서 더욱 불안했습니다.
직접 보고 나니 걱정했던 게 바보 같았다고 생각될 정도로 훌륭한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이 아래로는 좋았던 점과 별로였던 점을 적겠습니다.
감상평이나 후기 비스름한 것이라 생각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우선 좋았던 점은

-3D로 표현된 박진감 넘치는 농구
예고편을 보고 3D 작화 특유의 이질감에 거부감이 심하게 들었습니다만, 실제로 영화를 보고 난 후는 '농구'라는 스포츠를 표현함에 있어 3D는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짧은 예고편 안에는 크게 동적인 부분은 없었기 때문에 3D 작화의 장점을 체감할 수 없었지만, 본편에서는 무너짐이 없는 사실적인 농구 묘사를 박력 있게 보여줘서 3D 작화의 장점을 톡톡히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애니메이션이라기보다는 실제 농구 시합을 보고 있는 듯 한 느낌을 줍니다.
또한 슬로 모션이나 같은 장면의 반복 등이 거의 없습니다.
애니메이션 특유의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동안 길게 대사를 말하는 상황은 없습니다.
한 포제션 한 포제션이 긴박하게 흘러갑니다.
NBA 농구를 보고 있는 느낌입니다. 근데 이제 최고의 드라마, 그리고 카메라 구도와 함께.

-원작에서 존재감이 옅던 송태섭이라는 캐릭터에 깊이감을 더함
사실 송태섭이라는 캐릭터는 만화 원작에서는 워낙 존재감이 없습니다.
불꽃남자 정대만, 천재 서태웅, 문제아 강백호, 주장 채치수라는 쟁쟁한 개성을 가진 북산의 주전 라인업 속에서 이상할 정도로 개성이 없는 서태웅입니다.
뒷배경 묘사도 없습니다. 어느 순간 그냥 갑자기 등장합니다.
이 정도 실력의 가드가 있는데도 채치수의 원맨팀이라고 불렸다는 설정 구멍도 있습니다.
이번 극장판은 송태섭의 배경 이야기로 이런 미묘한 설정 구멍을 채워줌과 함께 송태섭의 무색무취인 캐릭터성의 뒤에는 나름의 아픔을 참고 견뎌온 인간 송태섭을 묘사하여 캐릭터에 깊이를 더해줍니다.
원작을 읽으면서 내내 들었던 송태섭이라는 캐릭터의 존재 의의에 대한 의문을 해소시켜줌과 동시에 극장판과 원작이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되어 원작의 완성도 또한 올라갔다고 생각됩니다.

-2시간 안에 잘 넣어놓은 산왕전
산왕전은 슬램덩크 원작에서도 분량도 가장 많고 명대사도 많이 나옵니다만은, 영화에 그걸 다 넣기에는 명대사가 많아도 너무 많다고 생각됩니다.
최고의 드라마인 산왕전은 그대로 재현하면서 만화책의 반복이 되지 않고, 새로운 이야기도 풀어냄과 동시에 만화책에 들어있는 모든 장면 모든 대사를 재현하기는 무리가 따르는 게 당연합니다.
오히려 원작 재현이라는 것에 집착해서 빌드업 없이 명대사와 명장면만 계속해서 반복한다면 영화가 이렇게까지 재밌기는 어려웠을 거라 생각합니다.
사실 명장면은 정말 많이 나왔습니다. 터트릴 때는 터트려줘서 좋았습니다. 원작과는 다른 식으로 풀어낸 부분도 있습니다. 다만 전부 다 나오진 않았을 뿐입니다.
몇몇 대사와 장면이 삭제된 것은 물론 아쉬울 수는 있으나 극의 긴장감과 속도감을 유지하여 관객에게 몰입감을 주기 위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았던 점은 위와 같이 길게 썼지만 그렇지 못했던 점은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사실 영화가 너무 좋아서 저에게는 단점이랄 게 별로 없었습니다.

좋지 않았던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너무 많은 회상
송태섭의 유년기와 성장 배경, 과거 정대만과 얽힌 이야기 등은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다만 농구라는 스포츠의 속도감을 최대로 살린 이 작품에서, 한참 농구에 집중하는데 갑자기 흐름을 깨고 회상이 등장하는 부분이 중반에 빈번하게 있었습니다.

-채치수 파트
작중 채치수가 보는 환상을 묘사하는 연출이 너무 유치했습니다.
그 장면이 나오는 동안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습니다.

-3D 작화의 이질감
확실히 이질감은 있습니다만 저는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비 평가: 5/5
만화로 산왕전을 처음 봤을 때의 그 재미를 한번 더 맛볼 수 있습니다. 이 이상 잘 만들 수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관람을 추천하는 사람
-슬램덩크를 재미있게 본 사람.
-농구를 좋아하는 사람.

그렇지 않은 사람
-원작의 모든 장면, 모든 대사가 1:1로 전부 들어있기를 바라는 사람.
-특정 캐릭터의 팬.
-구작 성우의 팬. 저는 구작 애니메이션은 안 봐서 성우 교체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습니다.

728x90
반응형

'현실 기록 > 문화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합 교류 터미널 시설 유메르  (0) 2022.12.19
넷카페 다이스 지유가오카점  (0) 2022.12.18
카나가와현 카마쿠라시  (0) 2022.11.27
도쿄 요쿠죠  (0) 2022.11.26
도구공방  (0) 2022.11.05